같이 가자 우리는 더 이상 누군가의 앞에서 울지 않아도 돼 사라진 것들에 울지 않게 그들이 믿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걸 보여주자 더 이상 울지 않아도 돼 우리는 원래 새벽이 더 자신 있잖아 그들이 찬양하는 아침을 더 이상 동경하지 않아도 돼 아침 하늘에서 실컷 별을 찾으라고 해 아침에 뜨는 별은 없으니까
오늘따라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내 방 창문을 통해 내리쬐던 햇살에 잠결에 눈을 떠 졸던 그때가, 엄마의 복작복작한 출근 준비 소리를 들으며 학교에 가기 싫어 자는 척을 하다 정말 잠들어버리곤 했던 내가. 엄마가 문을 나서며 열쇠로 현관문을 잠글 때야 그 소리에 놀라 깨곤 했던 나는 그때야 등교 시간이 이미 훌쩍 지난 걸 알고 뭉그적대다가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예전에 올렸던 글을 쭉 훑어보았다. 글 속에 녹아내렸던 내가 꼭 여러 명인 것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게 눈에 보여서 좋은데 마음 한 구석으로는 뭔가 씁쓸하기도 하다. 그때의 내가 지금 행복해질 거라는 걸 알았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을 놓치지 않고 더 많은 후회들을 만들지 않았을 텐데. 정신 병동에 입원해있을 때 만든 블로그에서 우울하...
우리 언니 초등학교 체육 대회 날, 교문 앞에서 500원을 주고 아파보이는 병아리를 샀어요. 언니와 나는 병아리를 초록색 복주머니에 넣어서 입구까지 꼭 잠갔어요. 쫄래쫄래 언니를 따라 집으로 가요. 우리는 엄마한테 혼이 났어요. 병든 병아리가 어느새 점점 닭이 되어가요. 엄마도 신기하댔어요. 제법 털도 하얘지고 제법 벼슬도 나오고 우리 닭이 이제 어른이 되...
어떻게든 꼭 죽자고 다짐했던 스무 살도 이젠 짐을 싸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매일 간절히도 죽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던 작년은 정말 느리게 갔었는데, 이번 년은 정말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 없이 사라져버렸다. 죽으려 할 때마다 어떻게든 다시 눈을 뜨는 내가 정말 싫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바보 같을 만큼 좋았던 것 같다. 좋은 사람을 만나...
모두가 아니라고 하면 될 텐데, 모두가 아닌 것을 알면서 예라고 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 이게 사회 생활이라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비위를 맞춰주라는 선배들의 충고에 기가 차고 화가 났다. 당연히 도덕적으로 해선 안 되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과 발언을 하는 일터의 사장 아들이자 매니저가, 아니 어쩌면 그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이 사회에 난 당장이라도...
아무리 밥을 먹지 않아도 속이 쓰리지 않던 그런 날이 있었고 빈 속에 술을 마셔도 쓰리지 않던 밤이 있었다. 왼손을 들면 내가 그어버린 상처들이 보이고 오른손을 들면 손이 달달 떨리곤 했던 그런 날들. 죽어간다고 생각하면 살아있는 것을 알려주겠다는 듯 빠르게 뛰던 심장이, 커지던 숨소리가 있었다. 나는 그해 이미 송장이 돼버린 것이오,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
그 경기도의 양주에는 지독히도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던 사거리가 있고 그 사거리 한 모퉁이에는 내가 살던 이층 집이 있었다 하나요 둘이요 개미 수를 세던 그 아이는 이제 지독히도 가난한 학생이 많은 대학동에 살고 하나요 둘이요 동전을 센다 양주에는 정 많은 분식집이 있었는데 몇 날은 참치 김밥을 치즈 김밥으로 잘못 내어주곤 했고 개미를 세던 그 아이는 싫어...
네가 아닌 넌 나에게 손을 올리고 나인 나는 무서움에 떨었다 네가 다시 네가 됐을 땐 넌 기억도 하지 못 했다 너인 네게 화를 냈지만 네 맑은 눈의 틈 밖으로 장마가 내렸다 억울하고 분했다 우리에겐 가장 무섭고 끔찍한 이야기로 네가 아닌 너를 탓하고 있다 내가 아닌 나는 오늘 밤 네가 아닌 너를 죽이려 한다
저 산 너머 그 어딘가엔 네가 죽어있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꿈을 꾸며 해가 중천으로 떠오를 때 진실과 마주하고 너의 치부에 몸서리치겠지 후회하고 또 후회하리 안쓰러울 만큼 아파하리
매 새벽은 우울을 낳으며 우울은 작가를 낳고 작가는 글을 낳는다. 우울함에 몸서리치며 제발 살려달라 하다가도 몸을 내던지는 글자들, 우울함에 몸서리치며 제발 살려달라 하다가도 몸을 내던지는 사람들. 우울은 위대한 악이오. 작가의 죽음에 뿌리내린 꽃이로다.
난 갑자기 네 손을 뿌리쳤어 내 옆의 다른 사람에게 눈길이 가고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었거든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그 사람을 불러세우는 그런 날 보며 넌 어리둥절했어 하지만 내 마음 주체를 할 수가 없네 너와 손을 잡고 걸으며 그 사람의 뒷모습만 한참을 바라본다 네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나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 이런 저런 장난을 치고 웃고 있었어 즐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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